1.  다섯 식구의 겨울나기

   한겨울 추운 날씨에도 생계를 위해 거리로 나온 부부가 있다. 주변 공장에서 
나오는 폐지와 고물을 주워 파는 일을 하는 부부, 10년 전만 해도 홀로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나가던 남편 승현씨. 당뇨와 허리 디스크로 인해 아내 승미씨 마저 함께 
폐지를 줍고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폐지를 주워 버는 돈은 만원 남짓. 
아픈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보니 다른 일은 엄두도 나지 않는다는 부부. 비가 
오나 눈이오나 유일한 생계수단이기에 하루도 일을 쉴 수 없다고 한다. 20여 년 전 
가구 공장에서 만난 부부. 뒤늦게 아이들을 임신해 낳았지만 첫째 미현이는 지적
장애 2급, 둘째 미자는 지적장애 3급, 막내 아들 진오마저 경계성 지적 장애를 
보이고 있어 아빠는 걱정이 많다. 엄마 승미씨 또한 지적장애 3급 장애를 갖고 있어 
어릴 적부터 제대로 된 육아와 교육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 
아이들 또한 지적 장애를 갖게 된 것. 아빠 또한 당뇨를 앓기 시작하면서 하나 둘 
빠지기 시작한 치아가 지금은 하나도 남지 않게 됐다. 잇몸으로만 밥을 먹어야 해서 
믹서에 간 잡곡밥과 부드럽게 데친 채소로 겨우 허기를 달래는 아빠. 비싼 틀니를 
할 형편도 안 돼 치과 가는 것도 미루고 있다. 내년이면 중학교 특수학급에 진학하
는 둘째 미자. 그리고 아직 초등학교 3학년인 막내 진오. 아이들이 버스타고 학교에 
다닐 수 없어 아빠 승현씨는 매일 오토바이로 미자와 진오의 등하교를 하고 있다. 
지적 장애 3급이 엄마 승미씨는 주부 경력 21년차이지만 아직 집안일과 요리가 
서툴기만 하다. 정부지원으로 매주 미술치료와 독서를 통한 언어치료를 받고 있는 
미자와 진오. 진오는 아직 장애 등급을 받지 않아 내년 2월이면 미술치료도 끝이 
난다. 주변의 도움과 매일 폐지를 주우며 최소한의 생활만 누리고 사는 다섯 식구. 
엄마 아빠는 아이들에게 늘 따뜻하고 맛있는 밥, 깨끗하고 좋은 옷, 신발을 사주고 
싶다. 하지만 형편이 어렵다 보니 늘 아이들에게 미안한 부모. 올 겨울은 얼마나 
더 추울지 벌써 걱정이 앞서고 있다. 


2. 희망을 연주하는 기타리스트 

  전국 초, 중, 고교를 돌며 장애인 인식개선 토크 콘서트 공연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
하고 있는 지희 씨. 공연이 끝나면 학생들에게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꿈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6살이 될 때까지 눈을 마주치지 못해 '엄마'라는 말을 
하지 못했던 아이는 6년 만에 말을 떼고 나서도 모든 것이 느렸다. 결국 지적장애 
2급을 판정받은 지희 씨는 항상 엄마 뒤에 숨어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학교를 
가서도 친구를 사귈 수 없어 매일 울고 돌아오기 일쑤. 교실 뒤에서 조용히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냈던 아이는 이제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평창 동계 올림픽 무대
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기타리스트로 성장했다. 사람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사교성이 없는 지희 씨를 위해 아빠가 권유했던 기타 연주는 그녀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기타를 배운지 6개월 만에 ‘전국 장애인 학생 음악콩쿠르’ 관현악 부분에서 
우승을 차지. 그 후 버스킹 공연, 해외 초청 공연까지 총 7년 동안 500여 회의 
공연을 하면서 점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엄마에겐 항상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지만, 지희 씨는 이제 더 이상 기타 치는 무대가 두렵지 않다는데. 조금은 느리
지만 꾸준히 성장하는 지희 씨와 항상 실과 바늘처럼 함께 하는 엄마의 이야기. 
감동적인 모녀의 이야기를 지금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