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쩌다 취준생>
14화. 어버이날 효도 대작전
아침부터 청소를 하는 미애의 휴대폰이 요란스럽게 울린다. 부녀회 아줌마들의 단체 대화방 메시지다. 어버이날, 누구는 용돈을 주고 누구는 호텔뷔페를 데려간다고 폭풍 자랑을 하는 아줌마들의 이야기를 듣는 미애의 가슴은 답답하기만 한데.. 엄마의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TV 삼매경에 빠진 취준생 오누이 준생과 준희. 이 와중에 준희는 스승의 날 선생님을 뵈러 가기 위해 옷을 사야 한다며 미애의 속을 긁어 놓는다.
“올핸 꼭 취업 하려고 했는데.
나는 언제쯤 엄마아빠 호강시켜 드릴 수 있으려나..”
준생은 어떻게 하면 어버이날 제대로 된 효도를 할 수 있을지를 골똘히 생각한다.
코로나 19로 인해 올해 어버이날은 ‘비대면 효도’가 대세라는 정보를 알게 된 준생은 방인과 함께 노래방에 간 부모님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효도 재롱잔치를 선보이는데.
효도 재롱잔치에 이어 부모님이 가장 좋아하는 현금까지 준비했다! 그런데 취준생의 신분에 어울리지 않게 준생이가 준비한 용돈은 무려 오천만원! 과연 준생은 어떻게 오천만원이라는 거금을 마련한 것일까? 웃음이 끊이지 않는 준생이네 가족의 어버이날 풍경을 들여다본다.
2. <어쩌다 모퉁이>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 경기도 파주
경기도 파주는 북한과 맞닿아 있어 군사 도시의 이미지가 강한 지역이지만, 조선 광해군 때 풍수가 이의신이 수도 한양을 파주로 옮기는 교하천도론을 제기할 정도로 남북을 통하는 길목이자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다. 뿐만 아니라 황희 정승과 5000원 지폐의 주인공 율곡 이이가 여생을 보내고 잠든 곳이기도 한데. 파주가 고향인 한근수 씨는 1.4후퇴 때 폭격으로 부모를 잃고 서울 영등포로 내려가 처음 대장간에 발을 들이게 됐다고. 14살의 나이로 시작한 대장장이의 삶은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지금도 여전히 이어오고 있는데.
헤이리 마을에는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게임 박물관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고전 게임팩 모으는 게 취미였다는 장영식(47)씨는 창고에 쌓아둔 물건들이 너무 많아지자 지금의 게임 박물관을 열게 됐다고.
헤이리 마을에서 한강을 따라 내려오면 만나는 문발동. 이곳에 시원한 국물 맛으로 유명한 메기매운탕 가게가 있다. 어린 시절 냇가에서 잡은 미꾸라지나 붕어를 솥단지에 넣고 고추장으로 맛을 내 끓여먹었다는 조성준(67) 씨는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15년 전 이곳에 아내와 함께 가게 문을 열게 됐다는데. 경기도식으로 고추장을 넣어서 끓이지만, 소뼈를 우린 육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텁텁하지 않고 시원한 맛을 자랑한단다. 또 남은 국물에 국수를 말아먹는 ‘털레기’는 파주에 가면 반드시 맛 봐야할 명물 중의 명물이라는데. 조선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수많은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을 보존한 경기도 파주로 어쩌다 모퉁이 여행을 떠나본다.
3. <어쩌다 인생>
이웃의 따뜻한 벗이 된 경찰관
경기도 성남중원경찰서 대원파출소에 근무하는 이광덕 경위(46)는 동네 어르신들에게 ‘경찰 아들’로 불린다. 그는 일하는 틈틈이 홀몸 어르신들을 찾아가 안부를 확인하고, 식사를 챙겨 드리기 때문. 짜장을 좋아하는 어르신, 김밥을 좋아하는 어르신 등 동네 어르신들의 입맛까지 하나하나 꿰고 있는 섬세함까지 겸비한 이광덕 경위. 그의 이런 따뜻한 모습에 지역의 가게에서는 어르신들에게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며 이광덕 경위를 응원하고 있다.
“ 그래도 여러 가지 필요한 것들을
갖다드리고 오니까 마음이 좀 편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르신들 적적하게 지낼 거 생각하면
마음이 또 무겁기도 해요 ”
이광덕 이웃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오래 전, 한 남매를 만나면서부터라는데.
경찰생활을 하다 알게 된 두 아이는 넉넉지 못한 형편의 조손가정에서 자랐고, 그들에게 매달 10만 원씩 전달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무려 14년 간 나눔을 이어왔다. 뿐만 아니라 점심시간을 쪼개 어르신들의 식사를 챙기는 것은 물론, 하나부터 열 까지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손수 챙기며 이웃을 넘어선 따뜻한 가족의 정을 이어가고 있다는데. ‘범죄현장에선 강한 경찰, 소외된 곳에선 따뜻한 경찰’을 꿈꾼다는 이광덕 경위. 오늘도 변함없이 이웃 주민들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그의 따뜻한 일상을 만나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