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동치는 총선 판세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다가오면서 각 정당이 대진표를 짜고 있다. 대통령 임기 중반에 치러져 중간 평가 성격의 선거인만큼 정권 견제론이 지속되지만, 최근 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견제론 속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린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진 것이다.
민주당에선 공천 갈등이 표면화됐다.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의 공천 희비가 엇갈리면서 ‘비명횡사’라는 신조어에 탈당까지 이어지고 있다. 비교적 조용한 국민의힘,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친윤계 중퇴를 요구했지만, 친윤계 인사들은 일찍 공천을 확정한 상태이다. 대거 등장한 제3지대 정당들은 거대 양당의 공천 파열음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또 위성정당, 다양한 민의 대변할 수 있을까?
각 당이 공천에 집중하는 가운데 선거구도 확정됐다. 국회는 지역구를 하나 늘리는 대신 비례 의석은 1석 줄였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21대와 같이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며 의석수 확보에 나섰다. 다양한 민의를 대변하기 위해 비례성을 강화하자는 평소 논의와 정반대로 간 셈이다. 유권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전세 사기로 투잡을 뛰며 생계를 꾸려나가는 피해자들은 50대, 부자, 남성으로 대표되는 국회가 과연 자신들을 대변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보였다. 2030 청년 부동층을 잡기 위해 기숙사 확대, 육아휴직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놓은 정당들, 이를 보는 청년들의 시선도 복잡하다. 이 법안들은 과거에도 발의됐다,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청년 목소리를 대변할 청년 정치인들의 원내 진입도 여전히 어렵다.
■ 선거제도, 선수가 직접 정한다?
21대 총선거는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확대하자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 양당이 의석수를 지키기 위해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자, 거대 양당이 의석의 94%를 차지했다. 지난해 국민 5백 명이 숙의 과정에 참여해 선거제 개편안을 모색해 봤지만 국회는 22대 총선도 21대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경기에 뛰는 선수가 스스로 규칙을 정하니 생기는 결과이다. 다양한 구성원들의 생각을 반영하는 국회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노르웨이는 연령·성별·직업 등 다양한 인구특성을 반영해 비례대표로만 의회를 구성한다. 백인 남성이 가득했던 뉴질랜드 의회, 선거제도 개편 이후 마오리족과 아시아 이민자 진출이 크게 늘었다. 다양한 민의를 반영시키기 위해 유권자들은 무엇을 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