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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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1회 2022년05월17일
-PD수첩 × 셜록 공동취재, 대한민국 인재들의 ‘부모 찬스’ 특혜 의혹
-서울대 미성년 저자 부정 논문 22건 전수 분석, 교수들이 숨기려는 그들의 정체는?
 
PD수첩과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고등학생의 연구 부정(不正) 논문을 집중취재한다. 

윤석열 정부 내각 인사청문회에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가 경북대 의대 편입 당시, 경북대 병원에 근무하던 아버지 덕을 봤다는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기회 삼아 자녀가 이득을 누린다는 이른바 ‘부모 찬스’라는 말이 젊은 세대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졌다.
                                                                                      
지난 4월 25일, 교육부가 미성년 연구물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미성년자가 공저자로 포함된 논문 1,033건 중 부당 저자 논문이 96건이라는 내용이다. 대학별 부당 저자 판정 논문이 가장 많이 적발된 대학교는 서울대(22건)였으며 연세대(10건), 건국대(8건), 전북대(8건)가 그 뒤를 이었다. 교수들이 자신의 논문에 연구 기여도가 낮은 미성년자를 공저자로 등재한 것이다. 부당 저자로 판정된 미성년자들은 단순 실험 보조, 영문 교정 등의 역할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

PD수첩과 셜록은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의 결정문을 입수해 부당 저자 논문 22건을 전수 분석했다. 10대 고등학생들이 서울대 교수들의 논문에 과연 어떻게 함께 참여할 수 있었을까. 대학 측에서 공개한 것은 단과대학과 책임교수의 성씨뿐. 결정문에 적힌 단서를 가지고 부정 논문에 얽힌 인물들을 하나둘 추적해나갔다. 고등학생을 자신의 논문에 공저자로 넣어준 교수는 고등학생과 어떤 관계일까? 취재진이 만난 서울대 교수들은 논문에 고등학생 저자가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정 논문으로 결정된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울대 A 교수는 “내가 그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서울대의 결정으로 완전히 부도덕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서울대 B 교수는 무려 5명의 고등학생을 자신의 논문에 공저자로 참여시켰다. 그는 ‘학생들과 아는 사이도 아니었고, 학생들이 본인을 직접 찾아와서 논문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PD수첩과 셜록의 취재 결과, 논문에 참여한 고등학생 자매는 B 교수가 교회에서 만난 신도의 자녀로 밝혀졌다. 부당 저자 고등학생은 B 교수의 아내를 이모라고 불렀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B 교수의 위반 정도를 ‘비교적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서울대뿐만 아니라 미성년자를 부당하게 논문에 참여시킨 대학교수들은 각 대학의 판단으로 경고와 주의 등 대부분 경징계에 처벌에 그쳤다. 교수들의 논문에 공저자로 부당하게 이름 올렸던 82명의 고등학생 중 5명의 대학 입학이 취소되었다. 고등학생이 논문 저자로 오르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연구 기여도가 낮은 학생이 교수, 석박사들과 논문에 나란히 이름 올리는 것이 과연 공정일까? ‘논문 공저자 끼워넣기’ 행위가 가장 많았던 서울대의 현실과 도덕 불감증에 빠진 엘리트 사회의 실체를 PD수첩과 셜록이 파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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