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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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회 2022년05월17일
원래 ‘차별’은 ‘차등을 두는 구별’이란 뜻으로 시대와 사회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되고 작용해왔다. 최근에는 개인 간, 집단 간 무시와 멸시 등의 사회적 갈등을 표현하는 용어로 주목받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최근 조사에서 응답자의 66.6% 즉 3명 중 2명은 ‘우리 사회에서 겪는 차별이 심각하다’라고 답변했다. 차별의 현장과 사례는 우리 주변에 알게 모르게 다양하고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해결의 방법 또한 쉽지가 않다. 과연 어떤 차별들이 있고,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 차별은 일상 속 가까운 곳에 있다 
 차별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올해로 결혼 4년 차에 접어든 남성 전업주부 심모 씨(42). 최근 종합보험에 가입하면서 어이없는 차별을 경험하게 됐다. 보험사가 보험료를 책정하는 과정에서 심 씨를 전업주부가 아닌 무적으로 등록해 보험료와 보장 혜택에서 손해를 본 것이다. 보험 가입 시 여성은 직업을 전업주부로 등록할 수 있지만, 남성 전업주부는 아예 직업 항목에 없다. 외모를 둘러싼 차별도 뿌리 깊다.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박모 씨(65). 그는 5년 전 준공공기업 경비원 채용에 응시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나중에 그가 알게 된 탈락의 이유는 바로 대머리 때문이었다. 누구보다 꼼꼼하고 성실해 인정을 받아온 박 씨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경험하는 차별 사유는 무엇일까? 국가인권위의 설문 결과, 차별 사유 1위는 단연 성차별이었다. 경북 구미의 한 전력반도체 생산업체에서 34년째 근무 중인 이모 씨(53). 회사에선 맏언니로 통하는 그녀지만 회사 내 직급은 계속 평사원에 머물러 있다. 회사가 그저 관행이라는 이유로 여직원들을 관리직군으로 승진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씨와 동료들은 사측이 ‘직장 내 성차별’을 가했다는 이유로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했다. 

▶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심각한 차별들  
현재 우리나라에는 차별행위들을 금지하기 위한 다양한 개별법이 존재한다. 하지만 현행법은 성차별의 사유와 영역이 한정적이라, 외국인이나 성 소수자 등 많은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4년 전,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이모 씨(53). 이 씨는 미용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 미용학원에 등록했다가 심한 차별을 겪어야 했다. 주변의 민원으로 인해 학원 측에서는 이 씨에게 여자 화장실이 아닌 남자 화장실을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 이 씨는 여성으로서의 삶과 정체성을 부정당해야 했다. 차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구제할 방안은 없는 것일까? 

▶ 팽팽한 찬반 여론,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운명은? 
 현행 개별법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차별 행위들을 구제하기 위해 마련한 법안이 있다. ‘평등법’이라고도 불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다. 성별, 장애, 나이 등 23가지 사유에 대해 포괄적으로 차별을 금지해 평등권을 실현하겠다는 법안이다. 이 법은 지난 2007년 최초로 발의됐으나 이해관계가 맞서면서 국회에서 무려 15년 동안 표류 중이기도 하다. 
 경총 등 재계에서는 차별금지법이 기업 인력 운영의 자율성을 과도하게 침해할 것이라 주장하고, 종교계에서는 성 정체성에 혼란이 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차별의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견이 크다. MBC 다큐프라임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차별의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실험에서도 사안에 따라 의견이 팽팽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차별의 해소가 민주주의 발전의 원동력이자 큰 흐름이었음에 의견을 같이 했다. 우리 일상생활 속 만연하게 행해지는 차별들을 되돌아보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놓고 각계각층의 입장은 무엇인지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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