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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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회 2021년12월12일
고향 예산 챙겨주고 금배지까지

지난 21대 총선 당시 전북 익산 지역 한 후보의 선거 공보물. ‘사무관 시절부터 익산 예산 챙기기에 성심껏 노력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국회 예결위의 전문위원과 수석전문위원을 거친 더불어민주당 김수흥 후보였다. 예결위는 정부 예산을 심사하는 강력한 권한을 가진 상임위이다. 불편부당해야 할 공직자가 고향예산을 챙기는 데 자기 권한을 이용하고 버젓이 자랑까지 한 것이다. 김수흥 후보는 압도적인 표차이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의원실에서 몸싸움... 검토보고서가 뭐길래

전문위원은 국회 상임위에는 입법 활동을 지원하는 고위 공무원이다. 법률을 만들 때 핵심 참고자료가 되는 검토보고서를 작성하고, 국회가 정부 예산을 심사할 때에도 참여한다. 전문위원의 검토 보고는 국회의원들의 법안 처리 과정에서 신호등처럼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국회의원들이 검토보고서 문구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정도다. 
2019년 9월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폭행 사건이 벌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의원실 
직원과 전문위원 측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사건의 발단도 전문위원이 작성한 검토보고서의 문구였다.

드러나지 않았던 국회의사당의 실세들

예산과 법안 처리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 그래서 여의도에서는 “초선의원 여러 명보다 수석전문위원 한 명의 힘이 더 세다”는 말이 공공연히 돈다. 심지어 사법부조차 전문위원을 상대로 로비를 펼친 적이 있었다. 상고법원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양승태 대법원이 부장판사를 동원해 전문위원들을 접촉했다는 문건이 공개됐다. 
하지만 전문위원은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자리이기 때문에 전관 특혜의 통로가 되고 있기도 하다. 현직에 있는 동료 전문위원을 통한 티나지 않는 로비가 가능할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 대형 로펌들은 경쟁적으로 수석 전문위원 출신들을 채용하고 있다. 입법 로비를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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